고산금 개인전: Unveiling Differently
2022.05.20 ~ 2022.06.17
노블레스컬렉션
무료 전시(별도 예약 필요 없음)
노블레스컬렉션 Nonlesse Collection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62길 13 노블레스 빌딩
화요일 ~ 토요일 11:00 ~ 19:00 (일요일, 월요일 휴관)
압구정로데오역에 위치한 노블레스컬렉션에서 진행중인 전시입니다. 텍스트를 실과 비즈를 이용해 이미지화한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문학과 팝송을 소재로 했다고 하는데요. 작품에서 글자를 읽을 수는 없지만 이미지를 보며 어떤 내용일지 상상하며 작품을 감상하게 됩니다. 기존에 무채색을 주로 사용한 이전 작품과 달리 이번 전시에는 색을 활용한 신작을 볼 수 있습니다.
< 전시 소개 >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개최하는 개인전 <Unveiling Differently>에서 고산금 작가는 무채색을 주로 사용한 이전 작품과 달리 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신작을 선보인다. 단아하면서도 다채로운 색을 품은 신작들은 마치 무표정한 얼굴에 감정이 피어오르는 순간을 보는 듯 반갑게 느껴진다. 지금 베일을 벗은 그녀의 작품은 한층 다양한 표정으로 관람객에게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읽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고산금 작가는 작품 소재로 텍스트를 차용해 문단의 형태만 유지한 채 문자를 지우고 그 자리를 자신만의 조형 언어인 이미지로 채운다. 그간 작가가 작품 소재로 차용한 텍스트는 문학작품과 팝송 가사뿐 아니라 뉴스 기사나 법전 등 다양했다. 작가는 그 시대의 사유가 그대로 투영된 텍스트를 이미지로 대체하며 이를 읽을 수 없게 변형해 기호와 대상이 맺는 관계를 해체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작품을 마주한 관람객은 화면에서 문자를 읽을 수는 없지만, 작품명에 명시된 정보에서 원문을 떠올리는 동시에 대체된 이미지를 통해 개연적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문자의 사회적 특성을 여성적이고 자연적인 방식으로 녹여내고자 한 고산금 작가가 작품의 재료로 선택한 것은 실과 비즈다. 작가는 원문의 이면에서 내비치는 감성을 섬세한 시선으로 관찰해 문자가 사라진 자리를 채울 재료와 기법을 다양하게 채택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근·현대문학과 팝송의 텍스트를 소재로 차용했는데, 시를 소재로 한 작품은 뜨개질 방식으로 작업해 은유를 함유한 시상의 느낌을 부드럽게 형상화한다. 뜨개질은 보온을 위한 옷을 만드는 목적뿐 아니라 독특한 문양을 넣어 짜 내려갈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여인의 손을 거쳐 가문의 문양을 전수해오기도 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실의 탄성을 조절하는 힘에 의해 만든 이의 호흡과 시간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기록되는 기법이다.
반면에 비즈를 사용한 작품은 보다 단단하고 매끈한 감성으로 텍스트를 치환해낸다. 전시 출품작 중 팝송을 모티브로 한 작품은 한쪽 면에선 비즈로 쓰인 노랫말이 반짝이고, 나란히 놓인 다른 면에는 비즈를 부착했던 흔적만 남아 있다. 작가는 마치 해변에 남은 발자국처럼 비즈로 써 내려간 글의 자리만 남긴 채 비즈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쌍둥이 작품을 완성했다. 양각과 음각을 아름답게 병치한 이 작품은 아티스트가 곡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와 그 곡이 팬들의 마음속 깊이 남긴 흔적을 보여주며 화면에서 상호 소통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생산과 소비를 반복하며 쌓이는 텍스트로부터 해방을 꿈꾸면서도 여전히 누군가의 글이 전하는 메시지에서 위안을 받기도 한다. 이번 전시 작품을 위해 선택한 텍스트는 그동안 작가가 다뤄온 무거운 주제에서 잠시 벗어나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텍스트다. 작가는 그 이유를 현재 우리의 삶이 그 자체로 어둠과 고통을 지나고 있기에 예술을 통해서라도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자처하고자 하며, 스스로도 긍정의 메시지에 목말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산금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그녀의 아이코닉한 순백색 작품의 측면에 원색을 칠했다. 지금 전시장 벽면에선 백색 비즈로 쓰인 글귀로 가득 채운 순백색 작품의 화면 옆으로 구름 너머 햇살이 비추는 실버라이닝처럼 따뜻한 색이 새어 나오고 있다.
- 출처 : 노블레스컬렉션
노블레스컬렉션 Nobless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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