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내 개인전 : 버블의 때
SINAE LEE SOLO EXHIBITION : Anecdote of the Bubble
온수공간
2020.03.26 ~ 2020.04.26
무료전시
월요일 ~ 일요일 l 13:00 ~ 19:00
내 취향에 맞는 집을 구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집을 꾸미면 좋겠지만 자산에 맞춰 집을 구하고 살게 되는데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세입자들은 바꾸고 싶지만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야 되고 별도의 비용도 듭니다.
결국 나 자신을 마음에 들지 않는 집에 맞춰 살게 되는데요.
이번 전시는 세입자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버블의 때는 부동산 버블에 대한 환상, 그 이면에 지속되고 있는 심리적 불순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사를 다니고, 집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 사진과 글로 채워진 전시입니다.
온수공간 입구입니다.
건물에 이름이나 별도의 간판은 없고 입구에 흰색 입간판을 확인하면 됩니다.
온수공간에는 카페 IDLE FLOOR도 같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사를 많이 다녔지만,
공간에 저를 많이 맞췄죠.
이게 월세 살고 전세 사니까 어쩔 수 없는 거죠."
보유한 자산에 맞춰 집을 구하다 보니 공간에 맞출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심플한 벽지로 바꾸고 싶은 무늬가 있는 벽지입니다.
그 어떤 좋은 물건을 갖다 놓아도 벽지 때문에 예뻐 보이지 않는....이런 경험 있는 분 많으실 것 같네요.
" 이 벽지 정말 시퍼렇지"
" 그냥 가격 맞춰서 이사온 거죠."
< 전시소개 >
이시내 작가의 개인전 <버블의 때>는 집과 그곳에 사는 사람을 탐구한다. 더 정확하게는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공간에 계약된 기간 동안 거주하고 있는 사람과 주거 공간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측정한다. 본래 주거 공간은 개인이 자아에 구체적인 실체를 부여하려는 시도와 결부되어왔다. 그렇기에 집은 자아의 상징으로서 거주하는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또 개인이 자신만의 질서를 만들어 거주하는 곳을 온전히 통제하거나 그곳에 뿌리를 내려 안정감을 획득하는 것을 상상하게 한다. 그러나 집이 상품이 되고, 특정한 집의 소유 자체가 특수한 계층을 상징하기도 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집(home)과 집(house) 사이의 거리는 멀어진 지 오래다.
전시 제목 '버블의 때'는 부동산 버블의 꼭짓점을 향한 오래된 환상, 그 이면에 지속되고 있는 심리적 불순물을 가리킨다. 작가는 세입자로 살고 있는 스무 명의 이야기에 집중해 집을 둘러싼 그들의 내적 갈등을 드러낸다. 특히 작가가 주목한 것은 주거 선택에 있어 투자나 효율 혹은 개인적 상황으로 인해 취향이나 심미적 요소가 후순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집의 풍경, 세입자와 부동산 플랫폼의 정보는 작품에 중첩되어 집에 대한 양가적 시선으로 야기된 크고 작은 충돌을 감지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관람자로 하여금 섣부른 판단보다는 복잡다단한 개인의 사정에 주목하도록 이끈다.
이시내 작가는 유휴공간이나 폐허, 혹은 재개발을 앞둔 아직 규정되지 않은 도시의 공간에 관심을 가져왔다. 현재 그가 주목하는 공간은 개인적인 거주 공간, 특히 전셋집의 내부이다. 작가가 선택한 공간이 전보다 개인적인 성격을 띠는 만큼 작품에서도 거주자의 취향이나 감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다. 그의 작품은 긴밀한 인터뷰로부터 시작되는데 작가는 타인의 흔적과 세입자의 취향이 공존하는 어색한 장면을 포착하고, 촬영한 집 속 장면들과 소지품 그리고 세입자와의 대화를 서로 짝 지워 전시장 곳곳에 변주하여 설치한다.
한 개인이 사는 공간을 어느 누구의 소유라고 명확히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긴장 상태, 그리고 이러한 상태를 지속하게 하는 이면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작품에서 발견되는 불협화음이 낯설지 않음을 상기해볼 때, 집과 사람의 관계도가 어떠한 형태를 띠고 있는지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집과 개인의 관계가 흐릿해진 오늘, 이 전시는 얄팍한 부동산 버블 안팎의 환호와 탄식, 그리고 그 사이에서 부유하는 우리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글 : 문한알
온수공간 onsu -gonggan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1길 74
74, World Cup buk-ro 1-gil, Mapo-gu,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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