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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시후기

2020전시 김시하 개인전 : BURN(씨알콜렉티브)

by 통통돈까스 2020.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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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하 개인전 : BURN  SIHA KIM : BURN

2020.10.13 ~ 2020.11.21

씨알콜렉티브 CRCollective

무료 전시

화요일 ~ 토요일 l 12:00 ~ 18:00 (월~일요일 휴관)

 

김시하 작가님은 공간의 장소성이 중요한 설치작가입니다. 작가님은 공간에 방문한 관람객을 공연을 주인공으로 초대하여 공간과 오브제를 누비며 각자의 극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갤러리 곳곳에 나무, 가로등, 유리파편 등 오브제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나레이션이 나오면서 갤러리의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데요. 빛이 있고 없음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면서 다른 공간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일반적으로 전시에 걸려진 작품을 수동적으로 감상해야 하는데요. 이번 전시는 오브제가 있는 공간을 직접 선택해서 조명의 on/off에 따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내레이션이 나와 1인극 연극을 보는 극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요 근래 본 전시 중 기억에 많이 남는 전시입니다.

 

전시장에 조명이 꺼진 모습입니다.

 

 

“이번 전시에 보일 어두운 회색 풍경은 무엇인가를 다 대놓고, 혹은 까발려서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저 탐미적으로 예쁘기도, 슬프기도, 정제되기도 한 “풍경, 장면, 무대”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저 가려지고 숨겨지고, 지워진 위의 글과 같은, 들어야지만 들리는 소소한 경험과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그런 풍경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천천히 앉아서 귀를 기울여야 하는 풍경 말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맞닿으면 사람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마치 코너에 몰린 쥐 마냥, 사람들은 내면에서 슬그머니 다 망가뜨리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오른다.”

- 작가노트에서

 

 

< 전시 소개 >

김시하 개인전, 《BURN》은 사회 속에서 개인이 경험한 심리적 불안과 분열의 간극을 스토리와 함께 시각화 한 것이다. 다 타버린 집과 나무로 제시되는 잿빛 폐허의 공간은 진보 역사를 상실한 동시대인들이 겪고 있는 무력감과 함께 그들의 내재된 분노가 반영된 “무대-시적 풍경(작가는 본인의 작업을 이렇게 부른다)으로 전환된다. 무채색의 풍경, 나지막이 읊조리는 목소리, 중앙에 다 타고 남은 잿빛 철판과 새까맣게 타버린 나무 그루터기, 깨져버린 유리와 잿더미를 뒤집어쓴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가로등이 있는 텅 빈 공원 풍경은 회색의 어둡고 쓸쓸하면서도 대립과 혼재의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인간의 온기로 전시장을 가득 채우는 작가의 목소리, 전시의 한 부분이 되는 시 낭송과 텍스트는 폭력적 상황에서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몽환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그 누구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 그리고는 갑자기 조명이 켜진다. 마치 브레히트의 연극처럼 감정적 몰입 및 현실도피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그리고 관람자들은 지금, 여기를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조명이 꺼지고, 관람자들은 해체된 서사극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더보기

김시하 작가는 특정 공간의 정서를 생산하는 설치작가이다. 모든 정황은 특별한 사건이 벌어졌음을 암시하는 배경이 되기에 어떤 측면에서는 무대연출가에 가깝다. 작가는 관람자를 공연의 주인공/주연으로 초대하여 빈 공간과 오브제를 누비며 각자의 극을 만들기 원한다. 작가의 비기념비적인 작업은 무대로 전환될 때 기념비적 의미가 발생한다. 작가는 사회 속에서 개인이 경험한 심리적 불안과 분열의 간극을 스토리와 함께 시각화하는, 무대-시적 풍경을 만든다. 집터에 다 탄 나무가 쓰러져 가로로 놓여있고, 깨진 유리와 크리스마스트리는 집 외부에 존재한다. 집이 공원이 되고, 내부와 외부의 경계는 없다. 풍경 속의 오브제와 함께 보이드(void) 공간은 긴장감, 예민함과 함께 모호하며, 해석의 여지를 주는, 그리고 많은 시의적인 내러티브와 묘한 정서를 생산하는 그런 공간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작업을 경험하기 전엔 그 무엇도 속단할 수 없다. 그리고 각자의 경험치는 개인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며, 모든 것이 자의적 해석이 된다. 그래서 비평조차 작품 앞에서는 시나 소설처럼 상상력 넘치는, 그러나 다소 공감되지 않을 수 있는, 과도하거나 또는 나약한 해석이 돼버린다.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120, 일심빌딩 2층

cr-collect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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