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 조각 드로잉 : 꿈
2020.10.16 ~ 2021.04.16
김종영미술관
무료 전시
김종영 작품의 구조적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작가의 태도와 목표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조각 외에도 드로잉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김종영은 자신의 예술론을 밝힌 작업노트에서 작품의 모티브가 주로 인물과 식물과 산이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모티브에 대한 제시만 있을 뿐 그의 작품 하나하나의 대상을 모두 파악할 수는 없다. 오히려 김종영은 작품의 감상에 방행가 될 수 있는 설명적인 제목을 지양했고 단지 제작연도를 의미하는 Work 번호로 작품을 명칭 할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종영의 작품은 인체도 맞고 산도 맞다. 특정 사물에 국한되지 않고 형태적 조형언어의 객관성을 확보했다. 이로써 불각적 표현을 통해 생성된 절제미와 여백의 공간은 작품에 내용을 담는 큰 그릇이 되었고, 비대칭적 형태에서 오는 운동성은 생명성으로 이어졌다. 궁극적으로 김종영은 주변의 자연물에서 발견한 모티브를 통해 시간을 초월한 영원히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미술에 있어 감각적인 요소가 중요하기는 합니다마는 감각적인 것만 가지고는 예술의 사명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술에 대해서 정신적인 것을 기대하기도 하고 신비스럽고 전체적인 욕망을 갖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현대적인 감각과 세련된 기법으로 제작된 작품이더라도 우리의 도덕적 감정이나 종교적 감정이나 사회나 개인 생활의 깊이가 반영되어야 할 것이고 민족적인 기호며 용도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종합적인 정신적 욕망을 도외시한다면 그 예술은 지극히 빈약한 예술이 되고 말 것입니다. 조형예술에 있어 감각적 요소가 절대적인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우리의 궁극적 목적이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니 우리는 항상 감각적 요소를 통해서 예술이란 것을 찾아보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김종영의 조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불각'이며, 다듬어져 보이지 않는 비균형적 형태를 통해 그것을 드러내고자 했다. 재료에 과도한 손질을 가하는 것을 자제한 금욕의 형태는 그가 만물을 바라보는 태도에서부터 비롯된 것임과 동시에 별다른 취미가 없었던 그가 평소 시간 날 때마다 그렸던 드로잉이나 서예의 경험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형태보다 태도를 추구한 그의 작품은 비움과 절제의 미학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인위적인 환경에서도 경험을 하겠지만 그보다도 대자연에서 무궁무진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령 밤과 낮이란 이 커다란 명암에서 우리는 얼마나 풍부한 감각적 경험을 하는 것입니까. 산이나 들이나 미미한 생물에서도 우리는 얼마든지 아름다운 선의 변화를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색채를 발견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이 가지고 있는 감각적인 현상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또는 누구나 다 같이 공통으로 느끼는 신호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가령 날카롭고 뾰족한 것을 보고는 불안하고 무서운 느낌을 갖는다는지 그 반대로 둥글고 무거운 것을 볼 때는 안정된 친근감을 느낀다든지 혹은 수평선은 넓이를 표시하고 수직선은 높이를 표시하는 것과 같이 이러한 감각적인 현상이 누구에게나 일정한 의미를 제공한다고 해서 이것을 시각 언어니 조형 언라 고도합니다.
우리가 어느 정도 주의만 한다면 일상생활에서 얼마든지 우리의 감각을 세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가 직접 느끼고 본 것을 기초로 해야만 정말 독창적인 예술을 창작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한 비판의 능력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이란 것은 모두가 이렇게 자기가 직접 느끼고 본 데서 창작된 것입니다. 실상 이런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입니다마는 그런데도 왕왕히 우리의 주변에는 이것을 망각하고 남의 형식만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일삼는 작가가 있는 것을 볼 때는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종영미술관 KIM CHONG YUNG MUSEUM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32길 30
화요일 ~ 일요일 10:00 ~ 05:00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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