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프록의 평행우주
참여작가 : 무진형제, 이용아, 전승호, 정희민, 우한나, 황효덕, 호상근
레인보우큐브
2020.01.04 ~ 2020.01.30
무료전시
< 우한나 >
위태로운 상황을 견뎌 나가는 인물의 모습을 신체의 운동 감각으로 표현한 조각을 제작했다. 우스꽝스러운 자세는 가까스로 버티고자 하는 한 인간의 몸짓이자 그의 위태로운 심리를 대변한다.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작품과 불안한 심리를 신체 감각으로 투영한 작품을 함께 제시하면서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신체에 관한 양가적인 시각을 균형있게 보여주고 있다.
< 호상근 >
호상근은 그간 사람들이 들려주는 사연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보고 이들의 일상과 풍경을 기록하는 호상근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프루프록이 보내온 사연을 읽으며 그의 세계에 가난하고 외로운 예술가를 투영한다.
< 무진형제 >
자본주의 시대 노동자들이 공통으로 앓고 있는 개인적이고 연대적인 병적 징후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들이 겪는 병에 관해 서술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인물을 둘러싼 뿌옇고 노란 안개와 같은 분위기를 통해 조용히 암시한다.
< 황효덕 >
안과 밖, 차가움과 따뜻함, 물리적 온도와 심리적 온도, 비물질과 물질의 경계와 같은 정해진 현실의 제한으로부터 끊임없이 도피하는 장치를 고안하여 제시한다. 견고한 스틸 재료로 만들어진 <차갑거나 만지거나>는 걸터앉을 수 있는 평상 작업이지만 주변의 환경, 특히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추운 겨울 야외에 놓인 금속 재질의 평상은 차갑기 때문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간다. 이 평상에 앉으면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야외 공간 곳곳에 설치된 황효덕의 작품은 확정된 현실 안에서 끊임없이 변주 및 탈피하고자 노력하는 인물의 모든 물리적, 시간적, 심리적 경계를 해체해 나간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각적, 촉각적, 심리적인 상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친애하는 프루프록씨에게,
지금 당신이 머무는 그 세계는 안녕하신가요?
남몰래 흠보하던 여성분에게 고백하셨는지 궁금하네요.
당신과 일면 일식도 없는 제가 이렇게 뜬금없이 편지를 보내서 많이 당황하셨나요? 저는 2019년의 끝자락에서 편지를 쓰고 있답니다. 우리 사이의 시간적인 거리는 100여 년이나 되죠. 당신을 전시 <프루프록의 평행우주>에 초대합니다. 분명한 결론이 없닌 머릿속을 떠도는 망상인 것만 같아 주저했지만, 당신이 J.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사랑의 노래 서곡에서 인용한 단테의 신곡 지옥 편이 공감되어 작은 용기를 내봅니다. 이 편지는 단테를 다시 인용하며 시작할께요.
"만약 세상으로 돌아가는 자에게
대답하고 있다고 생각했더라면
이 불꽃은 흔들리지도 않았을 터.
아무도 이 심연에서 살아 돌아간 자 없으니
수치를 두려워 않고 당신께 말하리라."
작가에게 당신의 평행우주를 만들자는 요청을 드렸어요. 작가가 창조해낸 당신의 평행우주는 표면적으로 개별 세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현실의 지시물을 빌어 신비롭고 혼란한 우주의 아주 작은 단편을 상상으로 구축한 것입니다. 그렇게 각각의 세계는 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게 됩니다. 당신은 늘 망상에 빠져 비즉적인 주인공처럼 자신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섣불리 서스펜스를 기대하지 말아요. 여러 평행우주를 여행하다 보면 어떤 기시감을 느낄지도 모르니까요.
우리 언젠가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만나게 된다면 당신의 이 특별한 여행에 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그날을 기대하며. - 2019년 12월의 끝자락에서, 당신의 친구가
레인보우큐브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91-27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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