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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전시후기

박소영 개인전: buzzing (아트스페이스3)

by 통통돈까스 202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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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개인전: buzzing

2022.02.17 ~ 2022.03.12

아트스페이스3

무료 전시 (별도 예약 필요 없음)

아트스페이스3 ARTSPACE3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로7길 23

화요일 ~ 토요일 10:30 ~ 18:00 (월요일, 일요일 휴관)

< 전시 소개 >

“어느 날 귀에서 이명 소리를 들었다.” 작가 노트는 이렇게 시작된다. 작가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쌓인 괴로움은 이명이라는 현상, 실재한 경험으로 드러난다. 급작스러운 전 세계적 전염병의 장기화로 인한 제한적 일상이 만들어 낸 스트레스는 우울감으로 서서히 우리 주변에 자리 잡았고,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박소영 작가는 상징적인 푸른색을 통해 지난 2년 동안의 초현실적 상황 속에서 일으켜진 감정들을 입체 형태로 선보인다.

푸른색으로 물들여진 작품들은 작가가 이전부터 이어온 덩어리와 껍질 작업의 변주로 보인다. 규정 불가한 모호한 형태, 우연적인 형태(이영욱)나 어떤 ‘상태’로서의 형태(장승연)의 덩어리들은 작가가 말하는 “길들여지지 않은 형태”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형태들은 엉성하게 그려지는 우리들의 감정과 닮아있다. 길들여지지 않는 감정은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의 부재로 인식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남는다. 모호함을 제시하는 형태들은 이러한 인식 불가능한 우리 내면의 감정을 건드린다. 말해지지 못하는 것들이 설명되지 않는 그대로 표현되는 조형적 지점에서 우리는 정서적 감응을 이루게 된다.


작가는 침하하는 우울을 끌어올려 놓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재료를 통해 투명하거나 반짝이거나 부드럽거나 섬세한 질감과 디테일을 부여한다. 작품의 표면은 얇은 플라스틱 필름, 스팽글, 패브릭 레이스로 촘촘히 채워진다. 오랜 시간 작게 오려낸 재료를 손에 들고 하나하나 붙여나가는 과정을 작가는 자신 내면의 감정을 꺼내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무겁고 깊은 혹은 투명하고 부유하는 정서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것인가. 괴테는 저서 <색채론>에서 “청색은 언제나 어두운 것을 내포하고 있다.  이 색에서 우리는 자극이자 휴식이라는 그 어떤 모순적인 것을 본다. ”라고 적었다. 이번 전시에서 청색은 초록이나 보라색이 섞이기도 하고, 그 농도가 깊어져 검은색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부정적 감정을 조급하게 지워내려 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것들을 끌어안고 그 상태 그대로 빛나고자 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지는 박소영 작가의 태도는 ‘핍진하다’ 혹은 ‘솔직하다’고 언급되었다. 나는 이것이 진심을 다하는 태도에서 비롯한다고 여긴다. 지난한 노동의 과정은 그녀가 작품에 마음을 다하는 과정이다. 진심은 전염병처럼 퍼지고 강력하게 전달된다. 청색으로 물들어 있는 전시장에서 우리는 가장 따듯한 색을 보게 된다.

출처 : 아트스페이스3

 

아트스페이스3 ARTSPACE3

https://artspace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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