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림이 될 수 있을까
참여작가 : 강규건, 김소정, 박경진, 이혜성
2022.07.05 ~ 2022.07.22
화인페이퍼갤러리
무료 전시
화인페이퍼갤러리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로1길 30
화요일 ~ 토요일 12:00 ~ 19:00 (월요일, 일요일 휴관)
< 전시 소개 >
“내 삶이 그림이 될 수 있을까?” 캔버스 앞에 선 화가들의 질문은 그림을 만드는 감정에 대한 고민에서 그림을 만드는 구체적인 계획으로, 그리고 그림 밖의 삶으로 이어지며 삶이 회화처럼 되고 싶다는 직접적인 소망으로 이어진다. 김소정과 박경진은 캔버스 앞에서 조금 더 먼 미래를 생각하며 ‘화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실제로 박경진(b.1982)의 본업은 화가지만 생업을 위해 종종 촬영 세트장 만드는(그리는) 일을 한다. 그리고 그와 사람들이 세트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풍경은 다시 박경진 회화의 소재가 되어 작업실에서의 그리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순환은 반복된다. 이는 세트장 속 그림 그리는 모습을 단지 회화 작업으로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예술과 생업으로의 그리기가 지속적으로 교차하며, 화가의 삶이 회화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더욱 직접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김소정(b.1991)은 골목의 담벼락이나, 길에서 본 여러 사물, 일상에서 발견한 풍경에서 느낀 정서와 감각을 가시화하는 데 중점 두고 있다. 이를 3차원으로 재현하거나 구조적으로 구축하기보다는 질감, 촉감, 유동성을 회화의 재료와 물질적 조형으로 화면에 재구현한다. 실재하는 사물과 풍경들을 단지 시각적으로, 이미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동원하여 만지고, 냄새 맡고, 듣고, 정서적으로 공감한다. 그리고 그것을 화면으로 옮기는데, 이 방법은 삶을 회화로 옮기는 시도처럼 보인다.
우리는 그림이 될 수 있을까? 우리의 삶이 그림처럼 될 수 있을까? 삶이 그림처럼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에 대해서는 전시 기획 단계에서 김소정이 영감을 받았다는 전시, 그리고 박경진이 과거 참여한 전시 《펜티멘토》(2018, 아트비트갤러리)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전시 설명 글에 의하면 “‘펜티멘토(Pentimento)’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실수나 우연에 의한 것이든 애초의 계획이 수정된 것이든, 덮여진 자취가 어렴풋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펜티멘토를 통해 회화와 삶의 방식이 닿아 있음을 설명하는데, 그것은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수습하며 주저하다가 결단하고 어쩌다 얻은 행운을 간직하거나 망치기도 하는 우리의 삶과도 같은 한 편의 드라마가 되는 것”이며, “살면서 경험하는 여러 감정들은 디지털 미디어에서처럼 간단하게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하거나 덮어쓸 수도 디가우징(Degaussing)할 수도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그림을 그리는 매 순간마다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회화에는 몸을 어떻게 썼느냐,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가 모두 드러난다. 회화의 작업은 매 순간이 화면과 싸우는 과정이고, 그 속에서 화가들은 실패하고 좌절할 때도 많다. 그렇기에 회화는 가장 직접적이고 솔직한 매체이며, 우리의 삶과도 닮아 있다. “우리는 회화가 될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화가들은 “그럼에도 회화를 한다.”라는 식의 자기 연민의 대답이 아닌, 고민의 과정과 결과를 담은 작품을 통해 ‘회화에 대한 확신이 담긴 선언’으로 대답한다.
출처 : 화인페이퍼갤러리
화인페이퍼갤러리 finepaper gallery
https://finepapergallery.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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