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 The Faceless
Lee Cheong: The Faceless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
2022.09.02 ~ 2022.10.21
무료 전시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 Desker Design Store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5길 54
월요일 ~ 토요일 10:00 ~ 19:00 (일요일 휴무)
홍대에 위치한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에서 진행되는 흑백사진 전시입니다. 이청 작가는 주제를 찾아 나서기보다는 무작위의 스냅 이미지 속에서 질서를 발견한다고 합니다. 서사를 써나가는 방식보다는 각각의 이미지가 타인의 기억에 닿았을 때 일어나는 작용을 연구합니다. 작가는 지난 3년간 사진기자로 일하며 다양한 사회 이슈를 경험했는데요. 이번 첫 번째 개인전을 통해 특정 이슈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시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전시 소개 >
‘거리 사진(Street Photography)’에 대해 여러 사진가들이 쓴 팁들 중 공통적으로 나오는 항목은 ‘낯선 사람을 찍을 때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많은 거리 사진가들이 공공장소에서 어떻게 하면 초상권을 고려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찍을지 고민한다는 말이다. 물론 이 방법은 초상권에 대해 법적으로 관대한 나라, 즉 미국을 포함해 몇 안 되는 국가를 중심으로 논의된다.
나는 3년간 사진기자로 일하면서 2번의 사진 삭제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첫 번째 사진은 이색 복장을 입고 달리는 마라톤 대회를 찍은 사진이었는데 지인들이 사진에 찍힌 본인을 보고 놀린다는 이유로 기사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공개된 행사나 집회는 초상권이 보호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표정을 모자이크로 가릴 경우 사진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기사를 삭제했다. 두 번째 사진은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2020년 초에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을 찍은 사진이었다. 이 당시에는 기자들 사이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만으로도 개인을 특정할만한 요소가 사라진다고 암묵적으로 생각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찍은 사진은 그대로 업로드했다. 그러나 사진을 찍힌 당사자가 후에 연락이 와 사진 삭제를 요청했고 서로의 합의 하에 마스크 위 얼굴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 이후 나는 거리에서 인간의 초상 외에 다른 것들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거리 사진가들은 흔히 사람의 표정이나 행동에서 나오는 강렬함에 사로잡힌다고 말한다. 나는 이 의견에 아직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 강렬함을 사진에 담지 못하는 상황이 됐을 때 거리 사진은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해야 한다.
<Faceless>는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고 찰나를 포착하는 거리 사진의 전형에서 벗어나 주위를 맴돌며 거리 사진의 새로운 형태를 질문하는 작업이다. 사람들의 생각과 욕망이 휘감아 치는 도시를 좋아하는 나는 여전히 사람의 흔적을 좇는다. 그러나 카프카의 <성>에 나오는 측량사처럼 누군가를 실제로는 대면하지 못한 채 헤매고 만다. 나는 복제물(포스터, 마네킹, 전광판 등)의 복 제물(사진)을 만들 뿐이고 실제로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존재는 동물들이다. ‘Faceless’는 ‘얼굴 없는’이라는 뜻 외에 ‘정체불명’, ‘특징 없는’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아무리 들개처럼 도시를 방랑해도 끝내 알 수 없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지나치고 마는 무언가 가 있다. 나는 작업을 통해 이것들에 특징을 부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
출처 :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 Desker Design Store
'2022 전시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츠 에가미 개인전: 레인보우 (탕 컨템포러리 아트) (0) | 2022.09.10 |
---|---|
필립스 옥션: 뉴 로맨틱스 (이유진갤러리) (0) | 2022.09.10 |
장진승 개인전: L.A.P.S.E (씨알콜렉티브) (0) | 2022.09.06 |
양순열 개인전: 어머니, 오똑이(Motherly Ottogi)를 세우다 (학고재갤러리) (0) | 2022.08.28 |
강요배 개인전: 첫눈에 (학고재갤러리) (0) | 2022.08.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