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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시후기

제니퍼 스타인캠프 Souls(리안갤러리 서울)

by 통통돈까스 2020.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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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스타인캠프 Souls

Jennifer Steinkamp Souls

2020.09.03 ~ 2020.10.31

리안갤러리 서울

무료전시

 

이번 전시는 리안갤러리 서울과 리만머핀 서울(Lehmann Maupin Seoul)과 동시에 개최되는 전시입니다.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처음 봤는데요. 3D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영상으로 작품 앞에 서게 되면 한참을 몰입해서 보게 되는 작품들입니다.

 지하 1층 정면에 설치된 Retial 1 (2018), Retial 2 (2019)는 2018년에 건축가 스티븐 제이 홀(Steven J. Holl)이 설계한 캔자스시티 넬슨 앳킨스 미술관(Nelson-Atkins Museum of Art)의 브로쉬(Bloch) 빌딩에 영감 받아 제작되었다. 스타인캠프는 스티븐 제이 홀이 빌딩 창문을 렌즈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망막 정맥을 모방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된다. 

눈 속 망막 정맥의 반투명하고 굴절되는 모습이 운동감 있게 표현되었다. 화면 전면에는 녹색과 분홍색, 보라색으로 이루어진 비정형의 화려한 방울 덩어리와 탯줄처럼 보이는 가닥들이 무리를 지어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는 생물 형태를 연상시키고 표현주의의 추상적 표현처럼 보이기도 한다. 

화려한 색채의 망막 정맥을 시각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자연과 인간이 만든 결합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매끈한 모양으로 둥둥 떠다니는 이 독특한 형태는 갤러리 공간을 유기적인 장소로 탈바꿈한다. 이 공간 속에서 관람자는 최면에 빠진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작품에 매료되어 깊이 사색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Still Life 4 (2020)에서는 형형색색의 과일과 꽃잎이 둥둥 떠다닌다. 17세기 플랑드르 화파의 바니타스 정물화에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전통적인 정물화를 21세기 디지털로 재해석하였다. 스타인캠프는 삶의 허무, 인생무상이라는 바니타스 정물의 형식을 깨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생의 환희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과일과 꽃, 식물들이 우아하게 움직이고 멈추는 그래픽 영상은 관람자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풍성한 생명력을 선사한다. 정물화가 단순히 아름다운 물체를 충실하게 재현한 것이 아니라, 마치 인간이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스타인캠프의 생동감 넘치고 반복되는 애니메이션은 특정한 인간의 경험을 나타내는 듯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스타인캠프의 영상은 관람자들에게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희망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끼게 할 것이다.

 

< 전시소개 >

스타인캠프는 몰입형 애니메이션 영상을 통해서 건축 공간 안에 존재하는 자연 풍경이 그 공간을 바꾸고, 그 이미지는 곧 사람을 닮아 있음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어떻게 빛이 공간을 창조하고 공간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는가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관람자가 자연스럽게 영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작품에 다가가자마자 그림자가 드리워져 그 그림자는 작품의 일부가 되며 관람자와 작품은 하나가 된다. 스타인캠프는 작품과 기술, 사람 사이의 경계를 허물면서 관람자가 완전히 몰입하고 즉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독특한 가상현실을 만들어낸다.

- 홍세림

 

리안갤러리 서울 LEEAHN GALLERY SEOUL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2길 9

월요일 ~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휴관)

02-730-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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