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옥 개인전 <사람/들>
2021.08.05 ~ 2021.09.18
리만머핀 서울
무료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작품을 처음 접하고 두번째로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많은 작품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인간/대상의 본질만을 고도로 정제된 점과 선으로 표현한 작품을 사람들을 가까이서 천천히 감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 해와 달은 뿌리가 없다. 그러나 항상 규칙적인 듯 한 길을 맴돈다.
인간도 이를 닮았던가. 어머니와의 탯줄을 자르면서 뿌리 없이 외톨로 동서남북을 떠돈다.
그러면서 처자권속을 부양하고 관혼상제를 치르다 보면
검은 머리에 서리가 내리고 저 언덕 위의 흙으로 돌아간다.
이것의 인생의 상궤다. 이러한 인생의 상궤를 뒤집어 놓고 보면 삶이란 누구를 위해 슬퍼하고 기뻐할 것이며 또 누구에게 꺼벅 기울어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길목이 되기도 한다.
화가의 붓끝은 이 뿌리 없는 우리의 서글픔을 놓쳐서도 안된다.
- 서세옥
< 전시 소개 >
한국 수묵 추상의 대가 고 서세옥 화백의 개인전입니다. 지난해 11월 향년 91세로 타계한 산정 서세옥을 기억하며 그의 대표적인 인간 군상 작업 7점을 소개합니다. 오랜 명상을 통해 인간/대상의 본질만을 고도로 정제된 점과 선으로 표현한 그의 <사람들> 연작은 일필휘지와 먹의 고아한 조화로움을 통해 감상하는 이들에게 일종의 자유와 안식을 전합니다.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천착하게 된 인간이라는 주제는 더욱 정제된 점획과 번짐, 여백으로 구성된 일련의 <사람들> 연작으로 구현됩니다. "점이 이어진 선들이 거대한 원을 이루고, 이 원은 출발점도 종착점도 없이 순환된다"는 그의 설명을 최소 단위를 통한 무한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인간이 자연과 동일한 우주의 일부임을 상기시킵니다. 나이, 인종, 성별의 구분이 없는 서세옥의 <사람들>은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오랜 문화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그의 70여 년 화업의 정수입니다.
리만머핀 서울 LEHMANN MAUPIN SEOUL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3길 7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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