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환 개인전: 손은 눈보다 빠르다
Byun Sanghwan: The Hand Is Quicker than the Eye
2022.06.09 ~ 2022.07.10
스페이스소
무료 전시
스페이스소 SPACE SO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17길 37
화요일 ~ 일요일 11:00 ~ 19:00 (월요일 휴관)
변상환 작가는 자개장, 단독주택의 옥상의 녹색 방수페인트 등 한국을 대표하지만 잊혀 가는 가까운 과거의 사물들을 조각의 형식을 빌려 현재로 소환합니다. 작가가 포착한 현실의 대상들을 석고로 된 오브제들로 보라색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 초입에는 소주로 속을 채운 산정호수가 있습니다. 아보카도, 양파, 씨앗, 파프리카 등 현실의 대상들이 있습니다. 스페이스소옆에는 카페 플랫랜드가 있습니다. 전시 감상 후 플랜랜드에 들려보는 것 추천합니다.
< 전시 소개 >
천혜향, 한라봉, 카라향, 황금향, 레드향, 진지향, 청견 등 인위적으로 교배한 그 종류와 명칭만 해도 수십 가지에 이르는 품종들이 전시장에 배치되어있다. 이들의 조상님은 몇 안 되지만, 교배의 방식과 다양함 때문에 모양과 크기에서 차이가 생긴다. 비슷한 모양의 군집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품종 간의 식별을 더욱 힘들게 한다. 이는 작가가 제작한 <C의 테이블>의 문제와 닿아있다. 양파의 레이어를 하나씩 까 가며 점점 작아지는 심지들을 석고 캐스팅해낸 이 작업은, 그 시트러스한 풍경의 바로 옆에 놓여있다. “자연은 표면보다 내부에 있다”라고 말했던 선배 작가처럼, 단순한 시각적, 현상적 문제를 넘어서 대상에 내재하는 여러 층위를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접근이 드러난다. 전시장 안으로 좀 더 들어가 보자.
뜯지 않은 담뱃갑을 가늘고 길게 연이어 붙인 석고 작업이 있다. 석고라는 것이 본디 연결부위가 가늘수록 약하기 마련인데 그 완성된 형태가 불안하다. 거기다 누워있는 것이 아닌, 벽에 위태롭게 기댄 형태. 20대 이후로 담배를 태우지 않는 작가는 레종이라는 담배의 어원에 끌렸다고 한다. ‘Raison D’etre(존재의 이유)’. 담배의 이름으로는 꽤 거창하지만, 연기가 되어 사라져야 의미가 있는 물건에 지어준 이름치곤 의미심장한 센스가 돋보인다. 사라질 운명을 타고난 사물을 작가는 위태롭게 붙잡아 두었다.
전시장 안쪽에 있는 생강은 흙에서 뽑아낸 그대로 모양이 재미있다. 생긴 것이 모호하고, 제각각이고, 묘사할만한 말이 ‘생강 같네’라는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들쭉날쭉한 형태는 가는 마디로 이어져 있다. 작가는 이 덩어리의 한쪽 면을 갈아내어 평평한 단면을 만들어 놓았다. 산을 깎아 호수를 채우듯, 볼륨과 요철은 밋밋한 단면으로 압축되었다. 옆에 놓인 파프리카와 피망은 그 맛과 색에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전시장에 놓인 이들의 정체는 구별할 수 없다. 전부 브론즈로 캐스팅되어있기 때문이다. 타고난 성질을 지워 내거나 알아챌 수 없게 해 놓은 이 식재료들에서 소프트한 컨셉과 시각적 교란을 던져놓기 좋아하는 작가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출처 : 스페이스소
스페이스소 SPACE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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