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선 Grace of Images
Park Miseon Grace of Images
엔에이갤러리
2020.02.13 ~ 2020.03.02
화요일 ~ 토요일 l 13:00 ~ 20:00 (토, 일요일 휴관)
무료전시
< 전시소개 >
A1와 3d tool은 실재하는 듯한 사람, 사물, 풍경 따위의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어 내고, 이는 더 이상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거나 공간을 체험하며 조명을 고민할 필요 없이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모든 것은 컴퓨터 앞에서 이루어진다.
많은 이미지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시대에, 회화와 디자인의 경계는 어디이며, 화려함과 매끄러움을 강조한 디자인의 세상에서 회화가 유효하기 위해선 무엇을 그려내야 하며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이미지에 의해 통제되는 세상에서 관객이 이미지를 일정 부분 통재할 수는 없을까.
모듈러블 페인팅(modulable painting) 연작은 관격이 캔버스 안에서 위치할 이미지를 선택하고 배치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 때 캔버스는 무대로써 작동한다. 불안과 우울의 이미지를 담은 그림들은 매달리고 끼워지며 관객에 의해 일부 통제되고, 이는 페인팅과 관객의 관계에 대한 변화를 가져온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주변 이미지들이 아름답고 매끄러워질수록 사람은 역설적으로 초라함을 느끼고 우울해지며 동시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사는 층에는 8가구가 있는데, 이번 휴가 때 노부인 한 분이 돌아가셔서 2주 후에 발견되었데."
그가 말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지만 이미지가 떠오른다.
8개의 문, 빨간 벽, 돔 형태의 복도
노분인 사망한 문 안의 내부를 상상해보려 하지만, 그에 대한 실마리가 없으므로 떠오르지 않는다. 오로지 누워있는 나이 든 여성의 이미지만 볼 수 있다.
머릿속에 맴도는 8개의 문을 그려 넣자, 어느 순간 그 문들은 묘비의 형태를 띤다.
그러자 그 너머 가상의 실내는 커다란 무덤이 된다.
도시는 하나의 공동묘지가 되고, 수많은 무덤들 속에서 우리는 안식을 취한다.
나는 여기 가상의 오래된 공간 안에 유령처럼 따로 또 같이 머물렀을 사람들의 존재를 떠올린다. 고정된 공간 이미지는 보존되며 생물의 이미지는 그저 잠깐 또는 좀 더 오랜 정도의 차이로 유기적으로 머물러 갈 뿐이다. 그들은 일정 규율 안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로, 함께 존재한다.
눈을 뜨자 바닥에 책들이 널브러져 있다. 침대 건너편에 걸려있는 누워있는 그림과 가로누워 가만히 서로를 바라본다.
몇 일째 집에서 나가지 않았다.
n/a 엔에이갤러리
서울특별시 중구 창경궁로5길 27, 2-3층
2F-3F, 35 Euljiro 4-ga
https://www.instagram.com/nslash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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